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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단하게 같이 생각해보는 작법 이론 - 번역체 편
  0 경악론[wkdgur7581]
조회 3991    추천 3   덧글 3   트랙백 0 / 2016.11.20 12:39:54

  안녕하세요.

  일주일만입니다.

 

  언제나 제 주관적인 생각이 담긴 이론 이야기이지만 이번 것은 특히 제 주관이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부디 불편해하시지 말고, 이럴수도 있구나, 정도로 넘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선 번역체에 대한 것입니다.

 

  혹시 이 글을 보는 여러분 중에 글을 써서 사이트 같은 곳에 올리다가 번역체가 너무 심하다든가 아니면 일본어 말투가 보기 싫다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아마 전혀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 없는 분들도 있지만 아마 꽤 들은 분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 역시 몇 번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럼, 우선 번역체나 혹은 일본어 같은 것은 무엇일까요.

 

  번역체라는 건 기본적으로 말이나 글을 번역하는 도중 생긴 특수한 어체입니다. 외국의 소설 등을 한국어로 번역하는 도중 더 쉽고 깔끔하게 하기 위해 쓴 것인데 이게 사회에 녹아들어 일상에 쓰이는 것이죠.

  물론 일본어 체의 경우는 이러한 경우 말고도 역사학적인 이유가 있긴 하지만 지금은 역사 시간이 아니기 때문에 생략하겠습니다.

 

  일본어 체는 의외로 많이 있습니다.

  그 중에는 누구나 들어도 이상하다고 생각이 되는 문체도 있고, 아니면 이게? 혹은 이런 게? 라는 생각이 들 만한 것도 있죠.

 

   대표적인 예를 두 가지 들어볼까요?

  1.넌 그녀에게서 잊혀졌어.

  2.너의 검은 앨리스의 마법에 의해 숨겨졌어.

   이 두 개인데 혹시 알아차리셨나요?

  

   우선 1번의 경우는 흔히 말하는 이중피동이란 것이 쓰였습니다. 잊히다에다가 + 어지다를 붙여서 만들어진 것으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쓰거나 말을 합니다. 그러다가 문서작성 프로그램에 적었다가 빨간 줄이 떠서 왜 그런가 고민하게 만드는 주범 중 하나이죠.

  아마 이걸로 이중피동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면 사용되어졌다라는 말을 곱씹으면 좀 쉽게 이해될 것입니다. 사용되다+어지다의 합성어인데 잊혀지다보다는 조금 더 어색함이 느껴지죠.

 

  다음 2번의 경우로 넘어가면 우선 방금 바로 말을 한 이중피동이 보일 것입니다. 바로 숨겨졌어라는 말입니다. 하지만 2번의 경우는 숨겨졌어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전에 ~의 남발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한국어는 기본적으로 같은 조사나 접속사가 반복되는 것을 싫어하게 설정이 되어 있습니다.

  혹시 글을 쓰다가 이런 경험이 있지 않나요? 혹은 수업 시간에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지 않나요?

  나는 검, 그리고 활, 그리고 화살을 샀다.

  사실 이건 누가 봐도 이상합니다.

  ‘그리고라는 부사가 반복이 되다보니까 글이 눈에 띄게 이상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보통은 나는 검과 활, 그리고 화살을 샀다라고 손쉽게 바꾸죠. 이렇듯 한글은 같은 접속사 부사 조사 등이 반복되는 걸 싫어합니다. 따라서 [너의 검은 앨리스의 마법에 의해 숨겨졌어.]라는 글도 눈에 띄지 않지만 ~의라는 것이 반복이 된 것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닙니다.

 

  ~의가 반복되니 마지막이 이중피동이 쓰일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요? 조금 쉽게 알려드리겠습니다.

 

  위의 문장의 원본은 [너의 검은 앨리스가 마법으로 숨겼어]입니다.

 

  근데 여기서 ~의가 남발 되면 [너의 검은 앨리스의 마법으로 숨겼어]가 됩니다.

  그럼 이번에는 이 말을 직접 입으로 말해봅시다. 어색함이 느껴지십니까? 검을 앨리스가 숨겼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런데 앨리스 의로 변함으로 인해 마법이 검을 숨긴 것이 핵심으로 변해버린 것이죠. 그러다보니 문장이 어색해진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할까요,

  가장 좋은 것은 앨리스의를 앨리스가로 바꾸는 것이지만 일본체를 쓰시는 분이 가장 많이 하는 선택은 [너의 검은 앨리스의 마법으로 숨겼어][너의 검은 앨리스의 마법에 의해 숨겼어]로 바꾸는 것입니다. 그리고 에 의해로 인해 이상해진 숨겼어라는 단어를 보안하기 위해 만들어 진 것이 [너의 검은 앨리스의 마법에 의해 숨겨졌어]입니다.

 

  자, 일본어 번역체도 그렇고, 영어 번역체도 그렇고, 이렇듯 한 문장에서 하나의 번역체가 드러나면 나머지도 연쇄가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간단한 것 외에도 일본어 번역체나 혹은 영문 번역체 같은 것은 많이 있지만 여기서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왜냐면 제가 이번에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그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과연 이 일본어나 영문 번역체를 무조건 배척하는 것이 맞을까? 라는 점입니다. 물론 이건 좀 어려운 이야기이고, 저 혼자 결론을 내밀 수 있는 일 또한 아닙니다.

  일각에서는 이 번역체를 싫어해서 번역체가 남용되는 것만으로 소설을 보지 않는 사람도 있고, 대놓고 이게 또 나스체가와 같은 눈이 찌푸려지는 댓글을 남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럼 왜 이런 번역체가 요즘 소설에서, 특히 라노벨에서 자주 보이는 걸까요.

 

  대표적인 이유는 바로 라노벨을 쓰기 위해서는 라노벨을 봐야한다는 절대적 진리 때문입니다. 요리를 하기 위해서는 그 요리를 어떻게 하는지 봐야 아는 것처럼 라노벨을 쓰기 위해서는 많은 라노벨을 봐야합니다.

  그리고 지금에서야 국내 라노벨도 꽤 많이 나오지만 그 국내 라노벨을 쓰고 있는 작가님들도 일본 라노벨을 보고 쓰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국내 라노벨 장르의 소설에도 일본어 번역체가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물론 문법적으로 오류나 문제가 있는 문장들은 대부분 편집 중에 잘려나갔지만 오류가 없는 것들의 경우는 남아있기도 한 것이죠. 그 이유는 극히 드물게도 편집자 분들이 발견하지 못했거나.

 

 

  아니면 편집자나 작가 분들이 문단이나 분위기를 고려했을 때 그쪽이 더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좀 더 쉽게 말하면 소설 속 특이한 말투를 쓰는 캐릭터들을 몇이나 아시나요. 대표적으로 우마루에 나오는 실핀포드의 경우 ~와요라는 말투를 씁니다. 정식 번역판에는 조금 더 변형해서 ‘~정도의 느낌이지만요.

  조금 웃긴 가정이지만 생각해봅시다. 만약 위의 실핀포드와 같은 캐릭터와 전화로 통화를 해본다고 가정하는 것입니다. 그럼 무엇이 가장 기억에 남을까요. 성별? 목소리? 많지만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했 사와요, 하는 말투임이 틀림없을 것입니다.

 

 

  이런 것처럼 소설 속 캐릭터의 개성을 통해 문법적으로 맞지 않는 말투 등을 쓰는 건 꽤나 흔한 일입니다. 만약 모든 캐릭터가 문법과 순서에 맞는 말만 한다면굳이 이야기 할 필요가 없겠죠? 당장 TV에서 자주 보이는 뭣히 중한데!’라는 유행어도 무엇이 중요한데!’라고 바꾸면 더 이상 유행어라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그걸 소설에도 적용시킨 것입니다.

  문법적으로는 완전히 맞지는 않는 번역체와 같은 것도 소설이라는 장르 아래서 어느 정도 허용해주는 것이죠.

 

 

  결론을 번역체라는 것은 무작정 틀렸다거나 혀를 차는 건 곤란하다는 것이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성입니다. 그건 캐릭터일 수도 있고, 묘사적 특징일 수도 있고, 문체일 수도 있죠.

  물론 어법적으로 완전히 틀려 눈살을 찌푸릴만한 문장은 틀린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범위 내에서의 번역체나 특이한 문체는 허용하고 개성으로 받아들이는 점이 필요합니다. 비록 어디까지 허용하고, 어디부터 잘못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을지 모르지만 말이죠.

 

  그 시작은 번역체를 일본어체 영문체와 같은 다른 나라에서 쓰는 문체이니 좋지 않아. 가 아니라 어느 소설에서 나오는 문체. 정도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소설이라는 장르 내의 이야기지만 말이죠.

 

 

  …오늘도 여기까지입니다.

  참고로 이 글 내에도 번역체의 말이 꽤 많이 있그럼 다음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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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아도른 12/11/04:17
번역체를 극혐하는 저로서는 이 글이 정말 유익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저는 이중피동 남발에 까무러치니 더더욱...
많은 사람들이, 특히 글 쓸 사람들이 이걸 봐야할 텐데
0 파란젤리 12/14/04:44
이제 봤네요 감사합니다
0 누로냥 03/23/02:41
잘봤습니다. 그리고 공감합니다. 조아라같은 사이트에도 팬픽같은 경우는 일본어 번역체(예를 들자면 에에~?!, 무리무리...)같은 걸 하도 많이 봐서 눈살이 찌푸려지곤 합니다.
...문제는 이게 제 흑역사라는 거죠 어허허 ㅠㅠㅠ 생각난 김에 제가 썻던 옜날 글들을 보니 손가락이 오그라들어요.
다리미좀 가져와 주실래요? 제 손좀 누가 펴주세요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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