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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평신청] 프롤로그입니다. 감평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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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91    추천 0   덧글 3   트랙백 0 / 2019.10.14 01:29:38

살짝 벌려진 문틈 사이로 보이는 소년의 시야에는, 한 의사와 자신의 부모님이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부모님은 등 돌리고 있어서 표정을 읽을 수는 없었지만, 의사의 얼굴이 매우 심각해보였다. 그리고 의사의 꽉 다물어진 입이 열리면서, 대화가 시작되었다.

“유감입니다만, 아드님의 증세는 꽤나 위험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위험하다는 그게, 어느 정도인가요?”

“…그 동안 많은 환자들을 봐왔지만, 그 중에서도 심각하다고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의사의 그 말에, 어머니가 고개를 숙이고서는 양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흐흑, 흐흑. 하는 울음 삼키는 소리를 내뱉는 그런 어머니를 아버지가 곁에서 등을 토닥여주면서 위로해주었다.

그걸 보니 무심결에 손에 힘이 들어갔다. 저 사람이 한 말 때문에, 어머니가 울었다. 저 사람이, 내 어머니를 울렸다. 귓가에 으드득, 소리가 나던 그 순간, 조용히 어머니의 말 한 마디가 들려왔다.

“…우리 아들. 미안해.”

-그 말에 머릿속이 새하얗게 지워진 것 같으면서도, 제대로 생각할 수 없는 머리로 어머니가 한 말을 이해해 보려고 했다. 어머니가 나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하지만 뭐가? 어머니가 나에게 뭘 잘못했다는 거지? 어머니는 나한테 아무 것도 하지 않으셨는데. 도대체 왜 우시는 거지?

머릿속에 이러한 생각들이 해답을 내놓고 있지 못할 때, 어머니를 위로하던 아버지가 다시 입을 열었다.

“선생님. 그럼 저희 아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겁니까? 나을 방법이라든가 있지 않을 거 아닙니까?”

“한순간에 확 낫는다거나 하는 게 아닙니다. 아드님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이시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아드님에게 위화감이 느껴지면 절대 방치하지 마십시오. 심리 상담이라든가, 받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정말, 그거뿐이면 되나요?”

“듣기에는 간단해보일지 모르겠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한 번 틀어지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증세이니….”

“…그렇군요.”

“그래도, 나아질 수는 있습니다. -사람의 병도 천성도, 나아질 수 있을 때만이 기회니까요.”

그리고 아버지의 질문에 답을 내놓은 의사의 얼굴이 심히 굳었고, 말을 들은 아버지의 어깨가 축 내려갔다.

나, 때문인 건가? 내가 뭘 잘못해서, 아버지랑 어머니가 저렇게 슬퍼하시는 거지?

그 순간, 조용히 고개를 슬쩍 돌린 어머니와 눈이 맞았다. 어머니도 나를 본 것인지, 이쪽을 쳐다보면서 다시 눈물을 흘리면서 울기 시작하셨다. 큰 소리를 내면서 오열하시진 않으셨지만, 끄윽끄윽 하고 울음 삼키는 소리가 내 마음속을 긁어내는 것 같았다.

‘왜 우시는 거예요? …죄송해요. 울지 마세요. 제발-.’

그렇게 말하고 싶었다.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밖으로는 나오지 않았다. 내가 이를 악물어 버린 것에도 있고, 어머니가 슬퍼하는 만큼 내 눈에도 눈물이 흘렀기 때문이다.

탁탁탁. 계속 떨어대는 다리 발꿈치가 바닥을 차는 진동이 책상을 떨리게 만들었다. 진정하자. 진정해. 스스로 마음속으로 생각하면서 멈춰보려고 해도, 몸은 마음처럼 되지 않았고, 생각대로 되지 않은 몸 때문에 마음이 조급해졌다. 그리고 마음이 조급해지는 만큼 스스로에게 짜증이-.

“저, 인광아? 괜찮니?”

-날려던 찰나, 앞에서 부르는 소리에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정신이 조급한 마음에서 벗어난 덕분인지, 다리 떨림도 금방 진정되었다.

“죄, 죄송해요.”

“아니야. 사과할 필요는 없어.”

그리고 나의 사과에 생긋 미소를 보여주시니 마음 또한 조금이나마 느슨해지는 것 같았다.

나를 반년 동안 심리상담해주시는 주희은 선생님. 본인 말로는 아직 경험도 부족해서 도움이 제대로 되어주는지 가끔 물어보시지만, 나에겐 너무 과분할 정도로 도움이 되어주신다. 젊으신 대도 불구하고 나를 생각해주시는 배려심이 그 어떤 어른들보다 넘쳐나는 분이시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 …그렇기에 종종, 내가 이런 분에게 폐가 되는 건 아닌지 생각이 든다. 허나 이런 말을 입 밖으로 내기엔, 선생님에게 실례가 될 것 같아 그저 마음속으로 생각할 뿐이다.

“그래서, 요즘은 어때? 요즘 뭔가 불안하다거나 하는 일 있어?”

“아, 아니요. 그런 일은 없어요.”

“그래? 그럼 다행이고-잠깐. 손가락은 또 왜 그렇게 다친 거야? 피가 나잖아!”

“아! 괘, 괜찮아요. 살짝 다친 것 뿐 이에요.”

“그래도 조심해야지. 손 줘봐. 약 발라 줄게.”

자, 내밀어 봐. 라면서 말씀하시기에, 나는 어쩔 수 없이 손을 슥 내밀었다. 그러자 선생님은 본인 가방에서 약을 꺼내 손가락 상처에 발라주시고, 반창고를 붙여주셨다.

“자, 다 됐다. 다음부터는 조심해?”

“네, 감사합니다.”

-이 상처, 내가 무심결에 물어뜯은 상처라고 말하면 뭐라고 하실까? 아마, 선생님이라도 전에도 하지 말라 말했는데 또 이러냐, 라며 화 내실지도 모른다. 아니, 이미 선생님이시라면 내가 또 물어뜯은 것이란 걸아시겠지. 그걸 알면서도 더 깊이 물어보지 않으시는 거다. …정말 늘 죄송하다는 마음 밖에 들질 않는다. 내가 스스로 변해야 하는데.

“그러고 보니, 내가 전에 말했던 그거 가져왔니?”

“일기, 말씀하시는 거죠?”

“응. 사생활을 드러내기 싫다면 굳이 보여줄 필요는 없는데, 괜찮을까?”

“네, 네. 딱히 상관없어요.”

곁에 두었던 가방에서부터 얇고 붉은 노트를 꺼내 선생님에게 건네주셨다. 선생님은 내 ‘증세’ 호전을 위해서 매일 있었던 일들과 그 일들에서 느낀 감정들. 또 그 날 하루에 대한 나의 평가를 일기로 써보는 것이 어떠냐고 하셨다. -마음 속 감정은 하루 이상 삭혀놓으면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감정을 안전하게 풀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시고 내놓은 게 바로 일기를 쓰는 것이다.

“저기, 중간 중간에 쓸데없는 말이 적혀있을 수도 있을 거예요.”

“괜찮아. 딱히 정해진 대로 딱딱하게 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니까.”

“그럼, 다행이네요.”

불안한 얼굴을 보였다가, 주희은의 말에 바로 인상이 조금이지만 펴진 강인광의 얼굴을 보니, 주희은 그녀는 무심결에 피식 웃고 말았다. 뭐가 어떻게 될까봐 조급해하던 얼굴이 금세 편해지는 걸 보니 순간 반응이 귀엽다고 생각해버려서 일까. 이러한 그의 모습이 주희은 그녀는 마음에 들어 한다. -그리고 이렇게 감정이 금세 변해버리는 그의 ‘증세’ 때문에 그가 괴로워한다는 것이, 안타깝게도 느껴졌다.

허나 곁으로 그러한 내색을 비췰 수는 없었고, 주희은은 강인광의 일기를 펼쳐서 읽어보기 시작했다. 일기에 쓰인 내용은 거의 매일 한 페이지를 채웠다. 그 하루 동안 느낀 것들이 많았다는 이유도 있지만, 마치 학교선생님에게 칭찬을 받기 위해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길게 쓴 것 같기도 하다고 느꼈다.

그렇게 한 페이지씩 넘겨가면서 보다가, 순간 어느 장을 보고 주희은 그녀의 손이 멈췄다. 그 페이지의 내용 면에서는 별 거 없었다. 하지만, 그 페이지에 쓰인 하루에 대한 감상과, 그 밑에 쓰인 한 문구가 그녀의 눈을 끌었다.

‘오늘도 난, 내가 생각한 만큼 제대로 산 것 같지가 않다. 도대체 난 왜 이러는 거지?’

‘내일의 나는 오늘의 나보다 더 사람 같을 수 있기를.’

무의식적으로 손에 힘이 들어갔지만, 잠시 후 다시 페이지를 넘겨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거의 일기를 다 읽어나갈 때, 무언가를 느낀 주희은이 눈살을 찌푸리고서는 강인광을 바라보았다.

“저, 인광아? 3일 전에 일기를 못 썼는데, 혹시 이 날 무슨 일 있었니?”

그리고 주희은의 그 말에, 강인광은 격한 반응을 보였다. 주춤주춤 어깨가 낮아지는 것도 있었고, 고개를 점점 숙여지면서 눈은 땅을 봤다가 벽을 봤다가, 천장을 바라보는 등 불안정해졌다. 그리고 다시 다리를 떨기 시작하자, 주희은은 자신이 말을 잘못 꺼냈다는 걸 깨달았다.

“미, 미안! 말 못할 일이 있었으면 말 안 해도 괜찮아.”

“마, 말 못할 일은 아닌데, 그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정말 말 안 해줘도 돼. 그래도 일단 진정을 하자. 심호흡. 숨 크게 들이 마시고, 내쉬고. 자, 해보자.”

“…쓰흡. 하아. 쓰읍. 하아.”

그리고 주희은의 말에, 강인광은 심호흡을 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다스려보았다. 긴장감과 불안감이 그것 하나로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주희은의 눈을 마주보면서 이야기 할 수 있을 정도는 되었다.

“후우. 어느 정도, 진정은 된 것 같아요.”

“그래. 그럼 다행이네.”

“…저, 사실 드릴 말씀이 있어요.”

“응? 뭔데?”

“3일 전에, 또 저질러버렸어요.”

그리고 강인광의 그 말에, 주희은의 눈이 크게 동그래졌다. 미소지어주던 입 꼬리는 그새 가라앉았고, 얼굴에는 핏기가 가신 것 같았다.

그러자 강인광의 마음속에 격렬한 미안함과 죄책감이 휘몰아쳤다. 그리고 그 감정에 따라 손은 반대 손을 서로 긁어대면서 상처를 내기 시작했고, 몸에서 열이 나는 것 같았다.

“그, 그날은 밤까지는 아무 일 없었어요. 그, 근데 골목길에서 왠 양아치들한테 걸려서, 정신 차려보니까 그게, 정신을 차려보니까 저도 모르게 또-! 젠장, 왜 나란 놈은 단 한번도!”

“네 탓 하지 마. 그 날은 운이 안 좋았을 뿐이야. 그러니까 진정해.”

“-저기, 선생님. 내일이면 저희 학교 새 학기 시작이에요. 그러니 말씀해주실래요? 저, 정말 이대로 괜찮은 건가요?”

넋두리. 자기 한탄과 불안감이 섞인 단순한 넋두리였다. 그러한 넋두리도 가볍게 넘겨주면 안 되는 게 상담사로서의 주희은의 역할이었지만, 차마 쉽게 말을 해줄 수 없었다.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강인광이 하는 이 말은, 언제나 늘 진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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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smrehd 10/22/10:39
시점이 왔다갔다 하시는데, 혹시 의도하셨나요? 의도가 아니시라면 1인칭 혹은 작가 시점으로 맞춰주세요.
1 영웅 10/23/11:13
생각한대로 써보기위해 어쩔 수 없이 시점을 바꿨습니다.
0 목축이는기린 10/29/08:41
심각한 얼굴을 한 의사, 등을 돌리고 있어 부모님의 표정까진 읽을 순 없었지만 소년은 알 수 있었다.
15살의 소년, 김인광은 지금 위중한 상태라는 것을.

“아드님의 증세는 손 쓸 방도가 없습니다… 유감입니다.”
“…”
“…죄송합니다.”
언거푸 연달아진 의사의 대상 모를 사과에 어머니는 양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영문 모를 광경을 보고 있자니 문득, 주먹을 쥐었다. 어머니가 운다. 저 사람이, 내 어머니를 울렸다.

최대한 작가님의 글만을 사용하여 제 느낌대로 적어봤습니다. 쓸때없는 묘사, 단어가 너무 많아요. 연출도 뻔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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